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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감옥 : 세계 최대 규모의 강력한 치안 정책과 인권 논란의 교차점

by NewWinds 2025. 9. 3.

엘살바도르 감옥 시스템의 혁신적 변화

테러범수용센터(CECOT)의 등장

중미 엘살바도르의 테러범수용센터(CECOT)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교정시설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2023년 2월 개설된 이 초대형 감옥은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165만㎡ 부지에 건설되었으며, 최대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메리카 대륙 최대 규모의 교도소입니다.

 

이 거대한 시설은 엘살바도르 테콜루카 인근의 외딴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추진한 '범죄와의 전쟁' 정책의 핵심 상징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CECOT의 건설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로 불렸던 엘살바도르의 치안 개선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엘살바도르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후 갱단 소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2022년 3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 비상사태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으며, 경찰과 군이 영장이나 명확한 증거 없이도 갱단원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러한 강경책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극적이었습니다. 엘살바도르의 살인 사건 발생 건수는 2022년 495건에서 2023년 154건으로 70%가량 감소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은 2.4건으로, 2015년 105.2건의 약 2.3%에 불과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CECOT 교도소의 시설과 운영 현황

교도소 내부 구조와 시설

CECOT는 엄격한 보안 체계를 갖춘 초현대식 교정시설로 설계되었습니다. 교도소는 서쪽 입구와 행정동에서 수감자 검문과 물품 영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중앙 광장 주변에 8개의 사동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각 사동에는 약 30여 개의 혼거실이 있으며, 방마다 욕조 2개, 변기, 스테인리스 3층 침상과 철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천정을 통한 자연채광이 가능하지만, 상부에는 교도관들이 총기를 들고 24시간 감시하며, 필요시 즉시 사격할 수 있는 구멍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수용자 현황과 관리 체계

2024년 6월 기준으로 CECOT에는 14,532명이 수감되어 있으며, 대부분이 MS-13, 18번가 갱 등의 범죄조직 출신입니다. 수감자들은 속옷과 같은 하얀색 반바지 차림으로 생활하며, 상의를 벗고 문신을 드러낸 채로 철창 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100㎡ 규모의 감방에 80명 가까이 수용되는 과밀 상황이 일상적이며, 독방의 경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완전히 격리되어 정신적 고통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과의 면회는 완전히 금지되어 있으며, 외부 활동 역시 엄격히 제한됩니다.

치안 정책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

범죄율 감소의 극적인 성과

부켈레 정부의 강경한 치안 정책은 통계적으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한때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이 105.2건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미주 대륙에서 캐나다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16일에는 역사상 최초로 하루 동안 살인 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날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가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되었다"고 선언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치안 개선은 엘살바도르 경제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관광업과 투자 유치에 있어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으며,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서 안전감이 크게 증대되었습니다.

 

미국 거주 엘살바도르인들의 국내 송금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전체 인구 56명당 1명꼴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상황은 사회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인권 논란과 국제사회의 우려

과밀 수용과 비인도적 처우 문제

CECOT를 비롯한 엘살바도르 교정시설들은 심각한 인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과밀 수용, 적법 절차 미비, 비인도적 환경 등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엠네스티의 던컨 터커는 공개된 교도소 영상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인간적인 사진들"이며 "인류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들의 장면이 떠오른다"고 표현했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엘살바도르 교정시설에서 의문사 등으로 숨진 사람이 미성년자 4명을 포함해 265명에 달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차별 구금과 적법절차 부재

부켈레 정부의 갱단 소탕 작전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억울하게 체포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문신이나 외모만으로 갱단원으로 의심받아 영장이나 재판 없이 구금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갱단 피해자조차 잘못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 경찰관들은 "갱단원이든 아니든 조금만 잘못해도 무조건 잡아넣으라고 명령받았다"고 증언하고 있어, 체포 할당제가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국제법과 인권 규범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 확대

미국 범죄자 수용 계획

2025년 들어 엘살바도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범죄자 위탁 수용에 대한 전격적인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후, 양국은 미국에서 추방된 불법 이민자뿐만 아니라 미국 국적의 범죄자들까지 CECOT에 수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계획에 대해 "할 수 있다면 당장 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이미 2025년 3월에는 베네수엘라 갱단원과 MS-13 조직원 200여 명이 엘살바도르로 추방되어 CECOT에 수감되었습니다.

국제법 위반 소지와 논란

이러한 계획은 미국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자국민을 다른 나라의 교정시설로 보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이주민 권리와 관련한 여러 국제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법학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음네샤 겔먼 에머슨대학 교수는 이를 "권위주의적인 포퓰리스트 지도자 두 명이 거래를 쫓는 사이에 만들어진 기괴하고 전례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러한 수용 서비스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중남미 국가들의 벤치마킹과 확산

에콰도르와 다른 국가들의 관심

엘살바도르의 강력한 치안 정책은 중남미 전역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는 CECOT와 유사한 대형 교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엘살바도르의 입지와 감시 통제 시스템, 군경 협업 시스템 등을 면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중남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범죄율을 보이는 지역으로, 인구는 세계의 8%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살인 사건의 37%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은 중앙아메리카 25.9명, 남아메리카 24.2명으로 세계 평균 6.1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치안과 인권 사이의 딜레마

엘살바도르의 사례는 치안과 인권 사이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범죄 척결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어느 수준까지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현재 90%를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폭력에 지친 국민들은 인권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치안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의 인권단체들과 국제기구들은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이러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

엘살바도르의 CECOT 교도소는 현대 사회에서 치안과 인권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라운 범죄율 감소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동시에 심각한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엘살바도르의 경험은 중남미 전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치안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정책의 장기적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