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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뜻 : 감옥에 수감된 사람을 뒤에서 정성껏 돌봐주는 행위를 가리키는 순우리말

by NewWinds 2025. 9. 4.

개념과 기본 의미

옥바라지감옥에 수감된 사람을 뒤에서 정성껏 돌봐주는 행위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원래는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된 가족이나 친지를 면회하고, 필요한 물품을 넣어주며, 정성껏 보살펴주는 일을 의미했습니다. 이 단어는 '옥(獄)'과 '바라지'가 결합된 합성어로, 감옥을 뜻하는 '옥'과 뒤에서 돌봐준다는 의미의 '바라지'가 만나 형성되었습니다.

어원과 역사적 배경

'바라지'의 불교적 기원

옥바라지의 '바라지'는 불교 용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라지란 원래 절에서 재를 올릴 때 법주(法主) 스님을 도와 경전을 독송하고, 시가를 읊는 스님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죽은 영혼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의식인 재(齋)에서, 바라지 스님은 법주 스님을 도와 목탁을 치고 경전을 읊고 향(香)과 차(茶)를 올리는 자잘하고 수고스러운 일들을 담당했습니다. 이렇게 바라지 스님이 법주 스님을 뒤에서 돕는다는 의미에서 '뒷바라지 하다', '옥바라지 하다' 등의 말이 생겨났습니다.

한자어 '옥(獄)'의 의미

'옥(獄)'은 중국 한나라 때부터 쓰던 말로, 두 마리의 개 사이에 말씀 언(言)이 들어있는 글자입니다. 본래는 '시비를 논쟁하다'를 뜻했지만, 점차 "죄수를 가둬 놓는 곳"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전해져 '옥바라지', '옥살이' 등의 말을 만들었습니다.

역사적 의미와 변천 과정

일제강점기의 옥바라지 골목

옥바라지라는 개념이 가장 깊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 곳은 바로 서울 무악동의 '옥바라지 골목'입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들을 옥바라지했던 가족들이 모여 살았던 동네입니다.

 

1908년 일제가 서대문형무소를 건설한 이후, 수감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면회와 뒷바라지를 위해 자연스럽게 모여들면서 형성된 공간이었습니다. 당시 일제는 형무소에 수감된 수용자들에게 하루 한 명밖에 면회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옥바라지를 하러 온 사람들과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보러 온 사람들로 여관이 있는 골목은 붐볐습니다.

 

김구 선생의 어머니는 이 골목에서 삯바느질을 하며 아들의 옥살이를 뒷바라지했고, 안창호 선생과 손병희 선생의 아내도 쓰러져가는 초가를 세내어 옥바라지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옥바라지 골목은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애환과 희생이 깃든 역사적 공간이었습니다.

감옥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옥바라지

학술적 관점에서 볼 때, 옥바라지는 단순한 뒷바라지를 넘어 "감옥에 대한 근본적인 저항"의 의미를 지닙니다. 식민지 조선의 감옥 행정은 '항일'을 '범죄'로 취급하면서 시작되었고, 감옥은 통치에 저항하는 세력과 일반 사람들 사이를 가로막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옥바라지는 수감자들과 사회를 끊임없이 연결하고자 했기 때문에, 감옥의 통치가 늘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하는 동력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옥바라지는 감옥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자, 인간적 연대의 표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적 의미와 사용법

의미의 확장

현재 옥바라지는 원래 의미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의미가 좀 더 넓어져서 누군가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주는 것을 옥바라지라고도 부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교도소 수감자에 국한되지 않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모든 행위로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군대와의 비교

흥미롭게도 옥바라지는 종종 군대 용어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군대간 사람을 기다리며 뒷바라지하는 것을 고무신이라 하죠. 감옥간 범죄자들을 기다리며 뒷바라지 하는 것을 옥바라지라고 합니다. 교도소 버전 고무신이라 보면 쉽겠군요"라는 설명처럼, 기다림과 뒷바라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회적 인식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옥바라지 현상

옥바라지 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인터넷상에는 '옥바라지 카페'라고 불리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들의 가족이나 연인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으로, 수용자들의 가족, 지인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8년 전 수용자 가족 간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설립된 이 커뮤니티는 현재 회원 수가 4만여 명에 이르며, 교도소 식단표, 구매 가능 품목 등의 정보를 공유합니다. 연인의 경우 수용자를 '안쪽이'라고 부르는 은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상업화된 옥바라지 업체

2000년대 초반부터는 상업화된 옥바라지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2003년 등장한 옥바라지 사이트는 고객의 주문을 받아 교도소 반입이 허가된 속옷, 양말 등 의류와 책, 생활용품 등 영치품을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구입한 뒤 택배로 재소자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현재는 전국에 90곳이 넘는 옥바라지 업체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이 불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문제점과 사회적 우려

불법 서비스 제공

일부 옥바라지 업체들은 심부름이라는 명목으로 불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도소 반입이 금지된 성인 잡지나 음란물을 보내주는가 하면, 성매매를 알선하고, 스포츠 도박을 대행해주는 등의 도 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성 간의 펜팔 주선, 화상 접견 서비스, 심지어 전자발찌를 착용한 사람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경우까지 발견되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범죄 미화와 피해자 2차 가해

온라인 옥바라지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범죄를 미화하거나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이 올라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신상공개 너무 가혹하지 않냐"며 성범죄자를 옹호하거나, 경찰과 검찰을 조롱하고 수감자를 대변해 불만을 쏟아내는 내용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생이 미성년자 성범죄로 수감됐다. 동생이 잘못했지만, 딸 키우는 입장에서 딸 단속도 잘해야 한다"는 2차 가해성 글이 올라와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인식과 편견

부정적 시각

일반 사회에서 옥바라지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특히 연인 관계에서의 옥바라지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로 받아들여집니다. "부모나 자식이 죄수면 그래도 이해해요. 남편도, 물론 저라면 누명 아니고서야 이혼 할꺼 같지만, 그래도 뭐 피치못할 사정으로 옥바라지 할수도 있죠. 그런데 감옥간 남친을..."이라는 반응처럼, 혈연관계가 아닌 경우의 옥바라지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계층과의 연관성

옥바라지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사회 소외계층"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지능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언어학적 특성과 파생어

관련 어휘들

'바라지'를 포함한 다양한 복합어들이 존재합니다:

  • 해산바라지: 아기 낳는 일을 도와주는 일
  • 들바라지: 들일을 하는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는 일
  • 안주바라지: 술을 대접할 때 옆에서 안주를 장만하여 대주는 일

이러한 파생어들은 모두 "뒤에서 돌보고 도와준다"는 공통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사 표현들

옥바라지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로는 '치다꺼리'가 있습니다. "네 녀석 치다꺼리하느라 이렇게 늙어버렸다"처럼 사용되며, 일을 치러 내는 일을 의미합니다. '입치다꺼리'라 하면 "먹는 일을 뒷바라지하는 것"을 좀 낮추어 이르는 말입니다.

감옥 용어의 변천사

시대별 명칭 변화

감옥을 지칭하는 용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 옥(獄): 중국 한나라 때부터 사용
  • 감옥(監獄): 중국 명나라 때부터 사용, 한자문화권에서 널리 사용
  • 형무소(刑務所): 일제강점기에 사용, "형의 업무를 마치는 곳"이라는 의미
  • 교도소(矯導所): 1961년 박정희 정부가 교정주의를 강조하며 변경

속어와 은어

교도소를 가리키는 속어로는 '빵', '큰집', '빵간', '학교', '국립호텔'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빵'은 "죄수들의 은어로, '감방(監房)'을 이르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문화적 맥락과 현대적 해석

가족주의와 연대 문화

옥바라지는 한국 사회의 강한 가족주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조건 없이 뒷바라지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적 배경이 옥바라지라는 개념을 탄생시켰습니다.

인권과 회복적 정의

현대적 관점에서 옥바라지는 인권과 회복적 정의의 맥락에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수감자도 여전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며, 사회로의 복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계 유지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관점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피해자를 외면하는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교육적 및 사회적 과제

건전한 옥바라지 문화 정착

옥바라지가 범죄 미화나 불법 행위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당한 가족 지원과 사회 복귀 도움은 유지하되,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위는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공감대입니다.

피해자 중심적 접근

옥바라지 문화가 피해자의 아픔을 간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감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현대적 관점입니다.

미래 전망과 발전 방향

디지털 시대의 옥바라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옥바라지 방식도 디지털화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 전자상거래를 통한 물품 지원 등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제도적 개선 필요성

현재의 옥바라지 문화가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불법적인 옥바라지 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 온라인 커뮤니티의 건전한 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요구됩니다.

결론: 옥바라지의 현재적 의미

옥바라지는 한국 문화의 깊은 뿌리를 가진 개념입니다. 불교 용어에서 시작되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숭고한 희생을 거쳐, 현재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옥바라지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라는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하지만, 때로는 범죄 미화나 불법 행위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옥바라지라는 개념을 이해할 때는 역사적 맥락과 현실적 문제점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원래의 순수한 의미는 존중하되,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은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옥바라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와 돌봄이라는 인간적 가치를 담고 있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옥바라지를 논할 때는 피해자의 관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죄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가해자만을 위한 일방적인 지원은 진정한 의미의 옥바라지가 아닙니다. 진정한 옥바라지는 회복적 정의의 관점에서 모든 이들의 치유와 화해를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