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0일, 미국 보수 정치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인 찰리 커크가 유타주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열린 공개토론회 도중 암살당했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은 22세 백인 남성 타일러 로빈슨으로 밝혀졌으며, 그는 사건 발생 33시간 만인 9월 11일 밤 자진 체포되었습니다.
암살 사건의 개요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은 2025년 9월 10일 현지시간 오후 12시 23분경 유타주 오렘에 위치한 유타밸리대학교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약 3,000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커크는 터닝포인트 USA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봐"라는 문구가 적힌 텐트 아래에서 청중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시 한 학생이 미국 내 성전환자 대량 총격 사건에 대해 질문했고, 커크가 "너무 많다"고 답한 후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대량 총격 사건이 몇 건인지 아느냐"는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커크가 "갱 폭력을 포함해서 말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한 직후, 약 430피트(130m) 떨어진 로시센터 건물 옥상에서 발사된 한 발의 총탄이 그의 목 경동맥을 관통했습니다.
암살범 타일러 로빈슨의 신상
타일러 제임스 로빈슨(Tyler James Robinson)은 2003년 출생으로 당시 22세였습니다. 그는 유타주 남서부 소도시 워싱턴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딕시 테크니컬 칼리지에서 전기 견습생 프로그램 3년차 학생으로 재학 중이었습니다.
로빈슨의 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그는 공화당원인 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고등학교 시절 매우 우수한 학업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GPA 만점을 기록했고, 미국 대학입학시험(ACT)에서 36점 만점 중 34점을 받아 상위 1%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뛰어난 성적으로 유타주립대학에 4년간 3만 달러가 넘는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한 학기 만에 중퇴했습니다.
흥미롭게도 2017년 핼러윈에는 14세였던 로빈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코스프레를 했던 사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인형 하반신에 자신의 몸을 넣어 마치 트럼프를 어깨에 태운 듯한 착시 효과를 연출한 코스프레를 선보였습니다.
범행의 구체적 경위
로빈슨은 범행 당일인 9월 10일 아침 8시 29분 회색 닷지 챌린저 차량으로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 도착했습니다. CCTV 영상에 따르면 그는 처음에는 적갈색 셔츠, 연한색 반바지, 검은 모자, 연한색 신발을 착용하고 있었으나, 총격 시점에는 가운데에 미국 국기가 그려진 검은 셔츠, 어두운 야구모자, 큰 선글라스로 복장을 바꾸었습니다.
오전 11시 50분경 그는 캠퍼스 북쪽 주차장으로 이동했고, 11시 53분에 계단 꼭대기에서 휴대폰을 꺼낸 후 지하 보행자 터널로 향했습니다. 이후 12시 15분경 로시센터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총격 지점에 자리잡았습니다.
커크가 총격을 당한 후, 로빈슨은 옥상을 빠른 속도로 가로질러 달렸습니다. 그는 건물 모서리에서 옥상 끝에 매달린 후 약 3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려 도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손바닥 지문과 DNA가 건물 옥상 모서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범행 동기와 정치적 성향
로빈슨의 범행 동기는 찰리 커크에 대한 정치적 반감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범행 직후 룸메이트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나는 그(찰리 커크)의 증오에 질렸어. 어떤 증오는 타협할 수 없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세상에 악이 너무 많고 그 사람은 증오를 너무 퍼뜨렸다"고 범행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로빈슨은 가족 모임에서 커크의 유타밸리대학 방문 소식을 언급하며 커크를 "증오로 가득 찬 인물"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해집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로빈슨의 가족들이 "그가 최근 몇 년간 정치적으로 변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습니다.
로빈슨이 사용한 탄약에서 발견된 각인 문구들도 그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줍니다. 탄약에는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Hey fascist! Catch!)", "벨라 차오(Bella ciao)", "이걸 읽는다면 넌 게이 LMAO"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벨라 차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반파시즘 저항군이 부른 노래로, 현재도 이탈리아 좌파 진영에서 파시즘 종식을 기념하기 위해 불리는 곡입니다.
체포 과정
로빈슨의 체포는 그의 가족의 협조로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삼촌이 FBI가 공개한 수배 사진을 보고 로빈슨을 알아보았고, 이를 로빈슨의 아버지에게 알렸습니다. 27년간 법 집행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로빈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수를 권유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수를 거부했던 로빈슨이지만, 아버지가 부탁한 한 목사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결국 로빈슨은 9월 11일 밤 10시경 유타주 남서부 자이언 국립공원 근처 자택에서 저항 없이 체포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로빈슨은 범행 직후 자신의 룸메이트에게 "내 키보드 밑을 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키보드 아래에는 "찰리 커크를 제거할 기회가 있었고, 난 그걸 실행할 것이다"라는 메모가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디스코드를 통해 친구들에게 "어제 UVU(유타밸리대학)에 있었던 건 나였어. 이 모든 일에 대해 미안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법정 재판과 형량
유타 카운티 검찰은 2025년 9월 16일 로빈슨을 가중살인, 총기 발사 중범죄, 증인 회유, 사법 방해 등 7개 혐의로 정식 기소했습니다. 제프 그레이 유타 카운티 검사는 "찰리 커크의 살인은 미국의 비극"이라며 사형을 구형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검찰은 로빈슨의 DNA가 범행에 사용된 총기의 방아쇠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보수주의자 중 한 명을 죽일 기회가 생겼다며 그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쓴 메모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유타주는 사형을 허용하는 21개 주 중 하나이며, 가중살인 혐의는 유죄 판결 시 사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피해자 찰리 커크에 대하여
찰리 커크(1993년 10월 14일-2025년 9월 10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우파 정치 운동가이자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였습니다. 그는 18세이던 2012년에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 USA를 공동 설립하여 미국 대학가에 보수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활동을 펼쳤습니다.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가장 저명한 인사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찰리 커크 쇼"라는 보수 토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구독자 400만 명이 넘는 보수 성향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젊은 보수층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터닝포인트 USA는 2020년에 3,9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커크는 관련 조직으로부터 32만 5천 달러 이상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그의 단체는 "교수 감시 목록"과 "교육위원회 감시 목록" 발행 등의 활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미국 보수 진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청년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사건의 사회적 파장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일부터 강력한 반응을 보였으며, 커크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후 3일간 미국 전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를 "진실과 자유를 위한 순교자"라고 치켜세웠으며, 로빈슨에 대해서는 "사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급진 좌파"의 소행으로 규정하며 "이 잔혹 행위에 기여한 모든 사람과 기타 정치적 폭력에 기여한 모든 사람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건 이후 커크의 죽음을 축하하거나 조롱하는 발언을 한 사람들에 대한 광범위한 해고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들테네시주립대학 부학장, NFL 홍보 담당 직원, 밀워키 스타트업 직원, 신시내티 식당 운영자 등이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145명 이상의 사람들이 커크 암살과 관련된 발언으로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추모식과 후속 조치
찰리 커크의 공식 추모식은 2025년 9월 2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약 10만 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커크를 "받기보다 주는 사람이 많은 인물"로 회상하며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작은 사람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커크의 부인 에리카 커크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살해한 범인을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터닝포인트 USA는 9월 18일 에리카 커크를 새로운 CEO 겸 이사회 의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출했습니다. 에리카 커크는 "내 남편이 시작한 운동은 죽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한국에서의 반응
흥미롭게도 한국에서도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2025년 9월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내 극우 단체가 서울 잠실 일대에서 커크 추모식을 개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우리가 찰리 커크다(We are Charlie Kirk)"라는 손팻말을 들고 동일한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반응에 대해 국외 누리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커크의 행보를 고려할 때, 유색인종인 한국인이 그를 추모하는 모습에 대해 "찰리 커크는 너희들조차 좋아하지 않았다"는 비꼬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미국 정치에 미친 영향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은 미국의 정치적 분열과 폭력 문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공개 행사 개최 방식을 재고하게 되었으며, 특히 야외에서 많은 군중이 모이는 행사에 대한 보안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특별경호 수준의 보안 강화로도 위협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며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지고 정치 레토릭에서 좀 더 정중함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엇 헤이그먼 하원의원도 "대면 타운홀 미팅이 너무 고위험이 되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도 이 사건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은 "미국 영토에서는 이런 종류의 폭력이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고, 버락 오바마는 이번 총격 사건을 "역겨운 폭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조지 W. 부시는 커크가 "사상이 신성해야 하는 대학 캠퍼스에서 냉혈하게 살해당했다"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결론
찰리 커크 암살범 타일러 로빈슨은 뛰어난 학업 성적을 자랑했던 모범생에서 정치적 극단주의에 빠져 암살범으로 전락한 비극적 사례입니다. 그의 범행은 단순한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깊어진 정치적 분열과 극단화 문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정치적 견해 차이가 폭력으로 이어질 때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으며, 미국 사회가 정치적 관용과 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로빈슨에 대한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미국 정치와 사회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습니다.